안녕하세요. 저는 성균관대학교 인문과학계열에 논술로 최초 합격했습니다.
- 논술 선택 계기와 수업 과정
저는 고2 겨울방학에 이안 논술에 가게 됐습니다. 당시에는 선뜻 논술 공부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태였습니다. 읽고 쓰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지만, 이전까지 내신 공부를 열심히 해 둔 상태였고 논술의 높은 경쟁률이 마음에 걸렸습니다. 논술로 합격하기 위해서는 실력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운이 필요하다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.
이안 논술에서 일주일에 한 번, 3시간 동안 면접 준비와 논술을 겸하는 수업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. 학종 준비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고, 시간상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 같아 ○○○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며 논술 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.
초반에는 논술 한 문항 정도의 짧은 글을 써 보고 첨삭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. 면접 책이나 논술 문제를 이용해 친구들, 선생님과 토론해 보는 시간도 있었습니다. 이런 과정을 거치며 사회 문제에 관해 스스로의 견해를 세우는 연습을 할 수 있었고, 이 덕분에 논술이 더 쉽고 재밌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.
이후에는 한 대학을 골라 문제를 써 보며, 점차 분량이 많은 글을 쓰는 연습을 했습니다. 이때 다양한 대학의 논술 형식을 체험해 볼 수 있었던 것이 이후 원서 쓸 대학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.
3학년 1학기 시험이 모두 끝나고 나서, 제가 가고 싶었던 학교와 형식이 잘 맞았던 학교를 중심으로 원서를 접수했습니다. 저는 요약적인 글쓰기를 어려워했고 장문 글쓰기에 자신이 있었으므로, 글자수 제한이 없거나(성균관대, 이대) 상대적으로 분량이 많은(연세대) 학교로 결정했습니다.
이후로는 원서를 쓴 학교 기출을 자유롭게 풀어 오고, 개별적으로 첨삭받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됐습니다. 첨삭받는 시간 외에는 학원에서 논술을 작성할 수 있어, 수능 공부나 자소서 작성으로 바쁜 시기에 논술에 큰 시간 투자 없이도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.
- 공부 방법
학원 수업 외에 따로 논술을 공부하지 않았습니다. 단기간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거나 과도하게 꼼꼼히 공부하기보다는, 오랜 기간 꾸준히 많은 양의 기출을 써 보고, 잘못된 문장이나 해석을 고쳐 나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. 이 과정에서 논술에 맞는 글쓰기 방식이 자연스럽게 체화됐습니다.
그리고 모의 논술이 있다면 응시하는 것이 많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. 자신과 맞는 대학교를 탐색하거나 고칠 점을 파악할 수 있고, 시간 압박이나 긴장감을 미리 체험해 볼 수도 있어 좋습니다.
수능 선택 과목과의 연계성도 제게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. 인문논술을 중점적으로 할 예정이라면, 사회문화와 생활과 윤리를 선택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. 실제로 이번 성균관대학교 논술에서도 인간중심주의와 탈인간중심주의를 구분하는 문제가 출제됐습니다. 이는 생활과 윤리 중 환경윤리 관련 내용이므로, 문제를 빨리 파악하고 정확한 개념을 작성하기가 유리했습니다.
- 수능 준비의 중요성
논술을 선택한 학생일수록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. 저는 논술 본 학교 중에서 가장 못 썼다고 생각했던 성균관대학교에 합격했습니다. 이처럼 아무리 '잘 썼다'는 생각이 들어도 합불을 확신할 수 없는 것이 논술인 것 같습니다.
또한, 최저가 있는 대학 논술을 쓰는 것이 실질 경쟁률이 훨씬 낮아 합격에 유리합니다. 논술은 자신의 내신이나 수능 점수보다 좋은 학교를 갈 기회를 제공하지만, 그만큼 합격에 어려움도 따릅니다.
따라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능 점수를 받아 불안요소를 없앤 후에, 논술을 통해 보다 좋은 학교에 갈 기회를 얻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듯합니다.
- 논술 직전
파이널 강의를 들으며 수능 전 2~3주 동안 소홀했던 논술을 다시 써 보고, 감을 되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. 또한 이전에 썼던 논술 숙제들을 다시 읽으며 첨삭 내용을 재확인했습니다.
수험 생활은 장기전이니까, 하루하루를 꾸준하게, 나름대로 잘 보내다 보면 결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.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시간(유튜브!)은 줄이되, 너무 완벽한 하루를 보내려고 스트레스받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! 후회 없는 수험 생활 하시길 바라겠습니다.